본문 바로가기

← 투자 지표 가이드로 돌아가기

자사주 매입과 소각 - 이익이 그대로여도 EPS·ROE·PBR이 움직이는 자리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이거나 없애면 이익이 그대로여도 주식 수와 자기자본이 줄어 EPS·ROE·PBR이 한꺼번에 움직입니다. 매입과 소각이 어떻게 다르고, 그 변화를 사업의 변화와 어떻게 구분하는지 정리했습니다.

매입과 소각은 같은 말이 아니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서 갖고 있는 것입니다. 발행주식수는 그대로지만 시장에 돌아다니는 주식은 줄고, 사들인 금액만큼 자기자본에서 빠집니다. 회사가 갖고 있는 자기주식은 자본의 차감 항목으로 적히기 때문입니다. 이 주식은 나중에 다시 팔거나 임직원에게 줄 수 있어 되돌릴 수 있습니다.

소각은 사들인 주식을 없애는 것입니다. 발행주식수 자체가 줄어 되돌릴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매입한 뒤 그대로 갖고 있는 회사가 많고 소각까지 가는 것은 따로 공시되는 결정이라, 두 경우가 지표에 남기는 흔적을 나눠서 봐야 합니다.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것은 두 경우가 같고, 주식 수를 세는 방식에서 차이가 생깁니다.

주식 수가 줄면 EPS가 오른다

EPS는 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값입니다. 소각으로 주식 수가 10% 줄면 이익이 한 푼도 늘지 않아도 EPS는 약 11% 올라갑니다. 매입만 하고 소각하지 않은 경우에도, 회사가 사업보고서에 적는 EPS는 자기주식을 뺀 가중평균유통주식수로 계산하므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다만 자료에 따라 발행주식수를 그대로 쓰기도 해서, 같은 회사의 EPS가 출처마다 갈립니다.

이때 EPS가 오른 것은 이익이 늘어난 것이 아닙니다. 해마다 EPS가 꾸준히 오르는 회사라도 순이익은 제자리고 주식 수만 줄어든 경우가 있습니다. 순이익 자체의 흐름과 EPS의 흐름을 나란히 놓으면 둘 중 어느 쪽이 움직였는지 갈립니다. 주식 수를 어떻게 세느냐에 따라 PER까지 갈리는 지점은 PER이 자료마다 다른 이유를 다룬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자기자본이 줄면 ROE가 올라간다

매입 대금은 회사 밖으로 나가고 그만큼 자기자본이 줄어듭니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누므로, 이익이 그대로여도 분모가 작아져 값이 올라갑니다.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자본 구조가 바뀐 것입니다.

빚을 내어 매입하면 부채비율까지 함께 올라갑니다. ROE와 부채비율이 같이 오르는 모양은 빚을 늘려 ROE를 키운 회사와 같은 무늬라, ROE와 부채 글에서 다룬 것과 똑같은 눈으로 봐야 합니다. ROE가 오른 해에 자기자본이 줄었는지, 줄었다면 손실 때문인지 매입 때문인지를 재무제표의 자본 항목에서 확인합니다.

순자산이 줄면 PBR도 따라 움직인다

BPS는 순자산을 주식 수로 나눈 값이고 PBR은 주가를 BPS로 나눈 값입니다. 매입만 하고 들고 있는 동안에는 발행주식수가 그대로라 순자산만 줄어, 매입가와 무관하게 BPS가 내려갑니다. 소각까지 가면 순자산과 주식 수가 함께 줄어드는데, 어느 쪽이 더 줄어드느냐는 얼마에 사들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시장가가 BPS보다 비싼 회사가 사서 소각하면 순자산이 주식 수보다 더 빨리 줄어 BPS가 내려가고 PBR은 올라갑니다. 시장가가 BPS보다 싼 회사가 사서 소각하면 반대로 BPS가 올라갑니다.

그래서 여러 해 자사주를 사들여 온 회사의 PBR은 장부가에 비해 싸다거나 비싸다로 단순하게 읽기 어렵습니다. PBR 1배 미만이 장부가치보다 싸게 거래된다는 뜻이라는 기본 해석은 자본이 사업으로만 쌓인 회사에서 가장 잘 맞고, 자본을 매입으로 계속 덜어낸 회사에서는 그 뜻이 흐려집니다.

자기자본이 마이너스가 되는 지점

수십 년 매입이 쌓이면 자기자본이 0 아래로 내려가는 회사도 있습니다. 해외의 이름난 대기업 중에 이런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 ROE는 화면에 하이픈과 사유로 남고, PBR은 종목 상세에서 칸이 빠지고 비교 표에서는 하이픈으로 남으며, 둘 다 지표 분포에서 제외됩니다. 부채비율 역시 자기자본으로 나누는 값이라 성립하지 않습니다.

자기자본이 마이너스인 것은 손실이 쌓여 자본이 잠식된 회사와 화면에서는 똑같이 보이지만 원인은 정반대입니다. 한쪽은 번 돈을 주주에게 돌려주다 자본이 줄어든 것이고, 다른 쪽은 돈을 잃어 자본이 줄어든 것입니다. 재무제표의 자본 항목에서 자기주식이 크게 쌓여 있는지,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인지를 보면 둘이 갈립니다. 손실로 자본이 줄어 ROE가 뒤틀리는 쪽은 ROE와 부채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배당성향만 보면 주주 환원이 과소평가된다

배당성향은 배당금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자사주 매입은 배당이 아니라서 이 값에 잡히지 않습니다. 배당 대신 매입을 주로 쓰는 회사는 배당성향이 낮아 보이고, 주픽의 배당 영역 점수도 배당수익률·배당성향·연속 배당 연수만 보므로 매입은 점수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것은 주픽이 배당만 재기로 한 설계의 한계이지, 그 회사가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배당과 매입을 합친 총주주환원은 주픽 지표에 없으므로, 배당 영역 점수가 낮은 회사가 매입을 얼마나 하는지는 회사 공시에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지표는 회사의 현재 상태를 읽는 눈금이며,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하거나 앞으로의 주가를 말하지 않습니다. 본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자사주를 사들이면 EPS가 왜 오르나요?

EPS는 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값이라, 이익이 그대로여도 나누는 주식 수가 줄면 값이 올라갑니다. 회사가 공시하는 EPS는 사들인 자기주식을 뺀 유통주식수로 계산하므로 소각하지 않아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이익이 늘어난 것과는 다른 일이므로 순이익의 흐름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무엇이 다른가요?

매입은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서 갖고 있는 것이고, 소각은 그 주식을 없애 발행주식수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매입한 주식은 나중에 다시 팔거나 임직원에게 줄 수 있어 되돌릴 수 있지만, 소각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두 경우 모두 자기자본은 매입 대금만큼 줄어듭니다.

자사주를 오래 쌓은 회사의 ROE는 왜 해석하기 어렵나요?

매입 대금만큼 자기자본이 계속 줄어 ROE의 분모가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익이라도 ROE가 해마다 높아지고, 자기자본이 0에 가까워지면 값이 매우 커지거나 아예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때 ROE는 사업의 수익성보다 자본 구조를 더 많이 반영하므로 ROA나 영업이익률처럼 자본 구조에 덜 흔들리는 지표와 함께 봅니다.

함께 읽기

EPS주당순이익. 회사가 1년에 번 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눠, 한 주가 벌어들인 몫을 나타냅니다.ROE자기자본이익률. 주주가 맡긴 돈(자기자본)으로 회사가 1년에 얼마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냅니다.PBR주가순자산비율. 주가가 회사의 순자산(장부가치)의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나타냅니다.BPS주당순자산. 회사의 순자산(자기자본)을 주식 수로 나눠, 한 주에 담긴 장부상 자산 가치를 나타냅니다.배당성향벌어들인 순이익 중 얼마를 배당으로 나눠 주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입니다.한 회사에 PER이 여러 개인 이유같은 회사를 같은 날 조회했는데 사이트마다 PER이 다르게 나오는 일이 흔합니다. 어느 한쪽이 틀린 것이 아니라 분자와 분모의 정의가 달라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숫자가 갈리는 지점을 하나씩 짚고, 주픽이 어떤 정의를 쓰는지 그대로 밝힙니다.시가총액은 회사의 무엇을 세는가시가총액은 주가에 주식 수를 곱한 값입니다. 그런데 어떤 주식 수를 세느냐에 따라 같은 회사의 시가총액이 여러 개가 됩니다. 자기주식·우선주·유통주식수·이중상장이 숫자를 어떻게 갈라 놓는지, 주픽이 국내와 해외에서 서로 다른 정의를 쓰고 있다는 사실까지 정리했습니다.ROE가 높은데 부채비율도 높다 - 같은 숫자가 두 얼굴을 갖는 이유수익성은 최상위인데 안정성은 하위인 종목이 있습니다. 지표가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ROE라는 숫자 안에 빚이 이미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ROE를 세 조각으로 쪼개서 그 구조를 들여다봅니다.

← 투자 지표 가이드로 돌아가기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