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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은 회사의 무엇을 세는가

시가총액은 주가에 주식 수를 곱한 값입니다. 그런데 어떤 주식 수를 세느냐에 따라 같은 회사의 시가총액이 여러 개가 됩니다. 자기주식·우선주·유통주식수·이중상장이 숫자를 어떻게 갈라 놓는지, 주픽이 국내와 해외에서 서로 다른 정의를 쓰고 있다는 사실까지 정리했습니다.

주가만으로는 회사 크기를 잴 수 없다

한 주에 5만 원인 회사와 한 주에 50만 원인 회사 중 어느 쪽이 큰 회사일까요. 주가만 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주가는 회사 전체를 몇 조각으로 나눴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회사를 100만 주로 나누면 한 주가 비싸고 1억 주로 나누면 한 주가 쌉니다. 회사 자체는 그대로인데 조각의 가격만 달라집니다. 그래서 회사의 크기를 견주려면 조각의 가격이 아니라 조각 전체의 값을 봐야 합니다.

시가총액이 그 값입니다. 주가에 주식 수를 곱해서, 시장이 이 회사 전체에 매기고 있는 가격을 하나의 숫자로 만든 것입니다. 주픽이 종목 화면에 시가총액을 함께 적어 두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등급이 같은 두 회사라도 크기가 열 배 차이 나면 같은 회사로 읽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곱하는 쪽이 아니라 곱해지는 쪽에 있습니다. 주가는 하나지만 주식 수는 하나가 아닙니다.

세는 방법이 넷이면 답도 넷이다

주식 수라는 말은 실제로 네 가지 다른 숫자를 가리킬 수 있습니다.

첫째는 발행주식수입니다. 회사가 지금까지 찍어낸 주식을 모두 센 것입니다. 둘째는 상장주식수입니다. 그중 실제로 거래소에 올라 사고팔 수 있는 것만 센 것입니다. 셋째는 발행주식수에서 회사가 되사서 갖고 있는 자기주식을 뺀 숫자입니다. 넷째는 유통주식수로, 대주주 지분과 정부 보유분처럼 시장에 나오지 않는 몫까지 더 빼고 실제로 손바뀜이 일어나는 몫만 센 것입니다.

자기주식은 특히 헷갈리는 자리입니다.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이면 그 주식은 의결권도 배당권도 잃습니다. 회사가 자기 자신의 주주가 되는 셈이라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소각하기 전까지는 발행주식수에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자사주를 많이 쌓아 둔 회사는 발행주식수로 잰 시가총액이 실제 주주들이 나눠 갖는 몫보다 커 보입니다.

네 숫자의 차이는 회사마다 다릅니다. 자사주가 거의 없는 회사에서는 넷이 비슷하고, 오래 자사주를 쌓았거나 대주주 지분이 높은 회사에서는 첫째와 넷째가 뚜렷하게 벌어집니다.

국내에는 우선주라는 자리가 하나 더 있다

한국 시장에는 다른 나라에서 보기 드문 관행이 하나 있습니다. 같은 회사의 보통주와 우선주가 각각 다른 종목코드를 달고 따로 상장되어 따로 거래됩니다.

이름 끝에 우가 붙은 종목이 그것입니다. 발행한 회사도 같고 사업도 같지만 시장에서는 별개의 종목으로 취급되고, 가격도 따로 움직입니다. 보통은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을 조금 더 주는 조건이라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여기서 시가총액이 갈립니다. 보통주 종목의 시가총액만 보면 그 회사에서 우선주가 차지하는 몫이 통째로 빠집니다. 회사 전체의 값을 알고 싶다면 보통주와 우선주를 더해야 합니다.

주픽은 종목 단위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화면에 적힌 시가총액은 그 종목 하나의 시가총액입니다. 보통주 종목을 보고 있다면 그 숫자는 회사 전체가 아니라 보통주 몫입니다. 우선주가 상장된 회사에서 이 차이는 몇 퍼센트에서 십 몇 퍼센트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지수는 시가총액을 그대로 쓰지 않는다

코스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같은 지수는 종목의 비중을 시가총액으로 정한다고 흔히 설명합니다.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주요 지수는 시가총액을 그대로 쓰지 않고 유통 비율로 한 번 깎아서 씁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는 시장에서 실제로 살 수 있는 주식만 살 수 있습니다. 대주주가 절대 팔지 않는 지분까지 비중에 넣으면, 그 지분만큼은 아무도 살 수 없는데 사야 하는 몫으로 잡히게 됩니다.

그래서 지수 산출기관은 종목마다 유통 비율을 매기고 시가총액에 그 비율을 곱한 값으로 비중을 정합니다. 대주주 지분이 높은 회사는 시가총액 순위보다 지수 안에서의 비중 순위가 낮게 나옵니다.

같은 회사에 대해 거래소가 발표하는 시가총액과 지수 안에서의 비중이 어긋나 보인다면, 대개 이 조정 때문입니다. 둘 다 틀린 숫자가 아니라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는 숫자입니다.

한 회사가 여러 시장에 있을 때

회사 하나가 여러 나라의 거래소에 동시에 상장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국 시장에 상장한 주식과 별도로 미국 시장에 예탁증서 형태로 올려 두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이때 각 시장의 종목은 저마다 시가총액을 갖습니다. 그런데 그 숫자들을 더하면 안 됩니다. 예탁증서는 원래 주식을 은행에 맡기고 그 영수증을 거래하는 것이라, 같은 주식을 두 번 세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탁증서 한 장이 원주 몇 주에 해당하는지도 회사마다 다릅니다. 한 장이 원주 한 주인 곳도 있고 열 주인 곳도 있어서, 두 시장의 주가를 환율로만 환산해 비교하면 어긋납니다.

주식이 아니라 회사를 기준으로 여러 클래스를 묶어 놓은 자료도 있습니다. 의결권이 다른 두 종류의 주식이 각각 상장된 회사에서, 어떤 자료는 클래스별로 나눠 적고 어떤 자료는 합쳐서 적습니다. 이 차이만으로도 같은 회사의 시가총액이 두 배 가까이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통화가 다르면 순위가 흔들린다

국내 종목과 해외 종목을 한 줄에 놓고 크기를 견주려면 통화를 맞춰야 합니다. 그런데 환산은 공짜가 아닙니다.

달러로 매긴 시가총액을 원화로 바꿔 적으면, 그 회사의 주가가 하나도 움직이지 않은 날에도 원화 시가총액은 환율만큼 오르내립니다. 회사에는 아무 일이 없었는데 순위가 바뀝니다.

어느 시점의 환율을 쓰느냐도 문제입니다. 국내 장이 닫힌 뒤에 미국 장이 열리기 때문에, 두 시장의 시가총액을 같은 시각의 값으로 맞추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통화가 섞인 크기 비교는 대략의 자릿수를 가늠하는 데까지만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몇 위인지 한 칸 차이를 다투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주픽은 어떤 값을 쓰고 있나

정직하게 적어 둡니다. 주픽의 시가총액은 국내와 해외에서 서로 다른 원천에서 옵니다.

국내 종목은 거래소 집계에서 오는 종목별 시가총액입니다. 종목 단위라서 앞에서 말한 대로 우선주는 별개로 잡히고, 상장된 주식을 기준으로 셉니다.

해외 종목은 해외 시세 서비스가 제공하는 회사 단위 시가총액입니다. 이쪽은 클래스가 여럿인 회사에서 합산해 주는 경우가 있어, 국내 값과 정확히 같은 정의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즉 국내 종목끼리, 해외 종목끼리의 비교는 같은 자를 쓰지만, 국내와 해외를 가로질러 시가총액을 견주면 자가 조금씩 다릅니다. 여기에 앞 절의 환산 문제까지 겹칩니다.

이 값은 등급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주픽의 종합 등급은 수익성·안정성·배당 세 영역으로만 만들어지고 시가총액은 화면에 참고로 적히는 숫자입니다. 다만 어떤 종목을 다룰지 고르는 단계에서는 크기를 기준의 하나로 씁니다. 그래서 시가총액의 정의가 흔들리면 목록의 문턱 근처에 있는 종목의 포함 여부가 흔들립니다.

화면에서 어떻게 읽으면 되나

시가총액은 자릿수로 읽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수조 원대인지 수십조 원대인지를 가늠하는 용도로는 어떤 정의를 쓰든 결론이 같습니다.

반대로 두 종목의 시가총액이 비슷할 때 어느 쪽이 조금 더 큰지를 따지는 일은 권하지 않습니다. 그 정도 차이는 정의의 차이나 환율의 하루 변동에 묻힙니다.

이름 끝에 우가 붙은 종목을 보고 있다면, 그 숫자는 회사 전체가 아니라 우선주 몫이라는 점을 먼저 확인하면 됩니다.

다른 자료에서 본 시가총액과 주픽의 숫자가 다르다면, 대개 셋 중 하나입니다. 세는 주식 수가 다르거나, 회사 단위와 종목 단위가 다르거나, 환산 시점이 다릅니다. 어느 쪽이 옳은지를 따지기 전에 어느 정의를 쓰고 있는지부터 맞춰 보는 편이 빠릅니다.

정리하면

시가총액은 주가에 주식 수를 곱한 값입니다. 주가는 하나지만 주식 수는 발행·상장·자기주식 제외·유통으로 갈리기 때문에, 같은 회사의 시가총액도 여러 개가 나옵니다.

국내에서는 우선주가 따로 상장된다는 사정이 하나 더 얹힙니다. 종목 단위 시가총액은 회사 전체가 아니라 그 종목 몫입니다.

지수는 유통 비율로 깎은 값을 쓰고, 여러 시장에 상장된 회사는 단순 합산이 성립하지 않으며, 통화가 다르면 회사에 아무 일이 없어도 순위가 움직입니다.

주픽은 국내와 해외에서 서로 다른 원천의 시가총액을 씁니다. 같은 시장 안에서는 같은 자로 재지만, 시장을 가로지르는 비교는 자릿수 수준까지만 믿는 편이 정확합니다.

본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주픽은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고 주가의 미래 방향을 예측하지 않습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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