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할인이란 - 자회사를 다 더한 값보다 지주사가 싸게 거래되는 이유
지주회사의 시가총액은 갖고 있는 자회사 지분의 시장가치를 다 더한 값보다 작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 차이를 지주회사 할인이라 부릅니다. 할인이 왜 생기는지, 지주회사의 PER·PBR·부채비율을 읽을 때 무엇이 다른지 정리했습니다.
지주회사는 무엇을 갖고 있는 회사인가
지주회사는 공장이나 매장 대신 다른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회사입니다. 자회사 지분을 들고 그 회사들을 지배하는 것이 본업이라, 별도 기준으로 보면 지주회사 자체의 매출은 자회사에서 올라오는 배당금과 상표권 사용료, 임대료 정도입니다. 사업을 직접 하지 않는 순수지주회사와, 한 사업을 직접 하면서 다른 자회사도 거느리는 사업지주회사로 나뉩니다.
국내에는 대기업집단 다수가 지주회사 체제로 짜여 있고, 은행·카드·증권·보험을 한 지붕 아래 두는 금융지주도 여럿 상장돼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종목 목록에는 이름 끝에 지주나 홀딩스가 붙은 회사가 흔하고, 이 회사들의 지표는 사업회사와 다른 눈으로 읽어야 합니다.
자회사를 다 더한 값보다 지주사가 작다
지주회사가 갖고 있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시장가격으로 더하고, 시장가격이 없는 비상장 자회사는 장부가나 비슷한 회사의 값으로 어림하면 지주회사가 가진 재산의 값이 나옵니다. 사업을 직접 하는 지주회사라면 그 사업의 값도 더합니다. 여기서 지주회사 자체의 순차입금, 즉 빚에서 갖고 있는 현금을 뺀 몫을 빼면 순자산가치가 되고, 이것을 지주회사의 시가총액과 견주면 대개 시가총액이 더 작습니다. 그 차이를 지주회사 할인이라 부르고, 차이가 순자산가치의 몇 퍼센트인지를 할인율이라 부릅니다.
이 현상은 국내외에서 오랫동안 관찰돼 왔고 나라와 시기에 따라 폭이 다릅니다. 할인이 있다는 것 자체는 지주회사가 나쁘다는 뜻도, 싸다는 뜻도 아닙니다. 시장이 지주회사라는 그릇에 담긴 자산을 그릇째로 살 때는 낱개로 살 때보다 값을 덜 쳐준다는 사실을 보여 줄 뿐이고, 왜 덜 쳐주는지는 다음 절의 이유들로 설명됩니다.
할인이 생기는 자리 넷
첫째는 같은 이익이 두 번 세어지는 문제입니다. 자회사가 따로 상장돼 있으면 그 회사의 이익은 이미 자회사 시가총액에 들어 있습니다. 지주회사 시가총액에 그 이익을 한 번 더 온전히 넣으면 시장 전체로는 같은 이익에 두 번 값이 매겨지는 셈입니다. 투자자는 자회사를 직접 살 수 있으므로 같은 이익에 지주회사 쪽에서 값을 온전히 다시 치를 이유가 없고, 그 몫이 깎입니다. 둘째는 돈의 길입니다. 자회사가 번 이익은 자회사에 남고, 지주회사로는 배당으로 정한 몫만 올라옵니다. 지주회사 주주가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그 배당에서 지주회사의 비용과 이자를 뺀 뒤 다시 배당으로 나오는 몫이라, 자회사 이익 전체를 지주회사 주주의 것으로 세기 어렵습니다.
셋째는 지배구조입니다. 지배주주가 지주회사 지분 하나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라, 지주회사의 결정이 소액주주보다 지배주주에게 유리하게 내려질 수 있다는 걱정이 값에 반영됩니다. 넷째는 관심과 거래입니다. 자회사가 각각 상장돼 있으면 투자자는 원하는 사업만 골라 살 수 있어 굳이 묶음인 지주회사를 찾지 않고, 거래가 뜸한 종목은 그만큼 값이 덜 붙습니다. 네 가지는 서로 겹치며, 어느 것이 얼마나 작용하는지는 회사마다 다릅니다.
연결과 별도, 어느 숫자가 지주사의 것인가
지주회사의 재무제표는 연결과 별도 두 벌이고 주픽은 연결을 먼저 씁니다. 연결 재무제표는 지배하는 자회사의 매출·이익·빚을 전부 합친 것이라, 화면에 찍히는 지주회사의 매출성장률·영업이익률·부채비율은 사실상 자회사들의 합입니다. 지배력은 없지만 유의적인 영향력이 있는 관계기업(대체로 지분 20퍼센트 이상 50퍼센트 이하)의 이익은 합쳐지지 않고 지분법이익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이익 아래에 붙습니다. 지분법이익이 크면 이자비용과 법인세를 빼고도 순이익률이 영업이익률을 웃도는 해가 나옵니다. 지분이 그보다 적은 회사는 지분법이 아니라 받은 배당만 수익으로 잡힙니다.
별도 재무제표에서는 같은 회사의 매출과 이익률이 딴판이 되는데, 그 이유와 주픽이 어느 기준을 쓰는지는 함께 읽기의 재무제표가 두 벌 나오는 회사들 글에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주회사의 지표가 회사 하나의 성적이 아니라 여러 회사를 합친 값이라는 점만 짚습니다.
PER·PBR을 지주회사에 댈 때
PBR은 주가를 주당 장부순자산으로 나눈 값입니다. 별도 기준 장부에 적힌 자회사 지분은 대개 사들일 때의 값이거나 지분법으로 늘려 온 값이고, 연결 기준으로 봐도 자회사의 자산이 취득 당시의 장부가를 이어받아 지금 시장가격과 다릅니다. 그래서 지주회사의 PBR이 1배 아래인 것은 흔하고, 그 자체로 장부가치보다 싸다고 읽기보다는 장부가치가 시장가치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업계에서는 장부 대신 자회사 지분의 시장가치로 순자산가치를 다시 계산해 할인율을 재는데, 이 값은 주픽이 계산하지 않습니다.
PER은 연결 순이익을 쓰면 자회사 이익이 전부 들어오고, 그 순이익은 손익계산서 맨 아래에서 지배기업 소유주 몫과 비지배지분 몫으로 나뉘어 표시됩니다. 지주회사의 PER은 지배주주 몫 기준으로 봐야 뜻이 서고, 지분법이익이 많이 잡힌 해와 아닌 해는 견주기 어렵습니다. 주픽이 화면에 적는 PER과 PBR은 연결 당기순이익과 연결 자본총계를 그대로 쓴 값이라 비지배지분 몫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지배주주 몫만 따로 떼어 계산한 값이 아니므로, 자회사를 절반 남짓만 가진 지주회사에서는 지배주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값보다 낮게 나옵니다. 회사 성격에 따라 어떤 잣대를 쓰는지는 밸류에이션 지표 고르는 법 글에 있고, 지주회사는 그 어느 잣대도 온전히 맞지 않는 회사에 가깝습니다.
주픽 화면에서 지주회사를 볼 때
주픽은 지주회사를 따로 표시하거나 순자산가치와 할인율을 계산하지 않습니다. 지주회사도 다른 종목과 같은 아홉 지표로 등급을 매깁니다. 업종은 원문 분류를 따르는데, 국내 순수지주회사 다수가 금융지주가 아니어도 기타 금융업으로 잡혀 있어 주픽에서도 금융 업종 안에 은행·보험과 함께 놓입니다. 제조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회사를 정보기술이나 산업재에서 찾으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은행과 금융지주는 이자비용이 영업비용에 속해 이자보상배율이라는 분수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주픽은 그 칸을 해당 없음으로 다룹니다. 영업이익률은 원천인 전자공시 요약재무에 영업이익 행이 서지 않는 회사가 많아 대체로 미공시로 빠지지만, 회사에 따라 값이 나오기도 합니다. 업종 때문에 지표가 통째로 빠지는 자리는 함께 읽기의 은행에는 왜 유동비율이 없을까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래서 지주회사의 등급과 지표는 회사 하나의 상태가 아니라 그 회사가 거느린 여러 회사의 합으로 읽어야 하고, 업종 비교에서 지주회사가 섞이면 무리의 중앙값이 움직인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할인이 언제 줄어들거나 커질지는 이 글이 다루지 않으며, 지표는 회사의 현재 상태를 읽는 눈금일 뿐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하거나 앞으로의 주가를 말하지 않습니다. 본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주회사 할인이란 무엇인가요?
지주회사가 갖고 있는 자회사 지분의 값을 다 더하고 지주회사 자체의 순차입금을 뺀 순자산가치보다 지주회사의 시가총액이 작은 현상입니다. 같은 이익이 자회사와 지주회사에서 두 번 세어지는 문제, 자회사 이익이 배당으로만 올라오는 돈의 길, 지배구조에 대한 걱정, 낮은 관심과 거래가 겹쳐 생깁니다.
할인율이 크면 싸게 사는 것인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할인은 시장이 지주회사라는 묶음에 값을 덜 쳐주는 이유들이 있어 생기는 것이고, 그 이유들이 그대로면 할인도 그대로 남습니다. 할인율은 지주회사가 어떤 구조인지 읽는 데 쓰는 눈금이지, 값이 제자리를 찾을지를 말해 주는 숫자가 아닙니다.
지주회사의 부채비율이 높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연결 재무제표가 자회사의 빚을 전부 합치기 때문입니다. 지분을 절반 넘게 가진 자회사라면 지주회사가 그 빚을 다 갚을 의무가 없어도 장부에는 전부 들어옵니다. 은행이나 보험 자회사를 둔 금융지주는 예금과 보험부채까지 빚으로 잡혀 부채비율이 사업회사와 견줄 수 없는 크기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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