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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움직였다는 숫자 하나 - 자산군 상관관계표를 읽는 법

주픽 마켓의 자산군 상관관계표는 코스피·나스닥·금·원유 같은 자산이 최근 90일 동안 얼마나 같이 움직였는지 하나의 숫자로 보여 줍니다. -1에서 +1까지의 이 숫자를 어떻게 읽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표 하나가 답하려는 질문

마켓 페이지에는 코스피·코스닥·나스닥·S&P500·원/달러 환율·금·WTI 원유 일곱 자산을 둘씩 짝지어, 최근 90일 동안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는지를 하나의 숫자로 요약한 표가 있습니다.

이 표는 등급이나 PER처럼 "이 자산이 좋은가"를 묻지 않습니다. "이 둘이 같이 움직였나"라는 전혀 다른 질문에 답합니다. 두 자산이 매일 같은 방향으로 오르내렸는지, 반대로 갔는지, 아니면 뚜렷한 관계가 없었는지를 봅니다.

그래서 이 표를 자산의 우열을 가리는 순위표로 읽으면 안 됩니다. 여기 있는 것은 순위가 아니라 관계입니다.

부호는 방향, 절댓값은 정도

상관계수는 -1에서 +1 사이의 숫자입니다. +1에 가까울수록 두 자산이 매일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뜻이고, -1에 가까울수록 반대로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0 부근이면 뚜렷한 동행성이 없었습니다.

표의 색은 방향을 보조로 표시할 뿐입니다. 초록 계열은 같은 방향, 빨강 계열은 반대 방향이고, 색의 진하기는 일부러 낮게 눌러 두었습니다. 색이 없어도 숫자로 읽히게 하고, 색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관계의 세기는 색이 아니라 숫자로 읽습니다.

"0.7이면 강한 관계"처럼 정해진 경계는 없습니다. 같은 0.5라도 어떤 자산 쌍에서는 흔하고 어떤 쌍에서는 드뭅니다. 숫자를 절대 기준으로 자르기보다 다른 쌍과 견주어 읽는 편이 낫습니다.

같은 방향과 같은 폭은 다른 말이다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상관계수가 높다고 두 자산이 같은 폭으로 움직인 것은 아닙니다. 0.9라도 한쪽은 하루에 3퍼센트씩, 다른 쪽은 0.1퍼센트씩 움직였을 수 있습니다.

상관계수가 재는 것은 방향이 얼마나 자주 같았는가일 뿐, 크기가 같았는가가 아닙니다. 함께 움직였다는 것과 같은 만큼 움직였다는 것은 다른 질문입니다.

그래서 이 숫자 하나로 "한쪽이 오르면 다른 쪽도 그만큼 오른다"고 읽으면 안 됩니다. 표는 움직인 폭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왜 90일인가, 관계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이 표는 최근 90일의 일간 수익률만 봅니다. 90일보다 이전의 관계는 이미 버린 숫자입니다.

자산 사이의 관계는 고정된 성질이 아닙니다. 어떤 구간에서는 같이 움직이던 두 자산이 다른 구간에서는 따로 놀기도 합니다. 90일이라는 창은 요즘 어땠는지를 보여 줄 뿐, 원래 그런 사이라고 선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표를 두 자산의 영구한 성질로 굳혀 읽으면 안 됩니다. 창이 지나가면 숫자도 달라집니다.

함께 움직인 것과 원인은 다르다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갔다고 해서 하나가 다른 하나를 밀었거나 둘에 공통 원인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저 같은 구간에서 우연히 겹쳤을 수도 있습니다.

상관은 관계의 모양을 보여 줄 뿐 이유를 말하지 않습니다. 주픽은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말하지 않습니다. 이 표는 지나간 90일의 기록이지 다음 90일에 대한 약속이 아닙니다.

상관을 원인으로 읽는 순간 표가 담지 않은 이야기를 지어내게 됩니다.

빈칸과 시차라는 한계

표에 하이픈이 뜨는 칸이 있습니다. 두 자산의 겹치는 거래일이 서른 개보다 적으면 신뢰하기 어렵다고 보고 계산에서 뺐다는 뜻입니다. 어느 한쪽이 한동안 값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거나, 피드가 열흘 넘게 멈춘 자산도 빠집니다.

그러니 하이픈은 값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함께 잰 날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결측과 나쁜 값은 다릅니다.

거래 시간대가 다른 자산끼리는 같은 날짜의 종가를 짝지어 비교하므로 반나절쯤의 시차가 섞여 있습니다. 국내 장이 닫힌 뒤에 미국 장이 열리기 때문에, 같은 날로 묶인 두 종가가 실제로는 반나절 어긋난 시점의 값일 수 있다는 한계입니다.

이 표가 말하지 않는 것

이 표는 자산들의 우열 순위가 아닙니다. 상관이 높다고 좋은 자산도, 낮다고 나쁜 자산도 아닙니다.

미래의 관계도 아닙니다. 최근 90일에 같이 움직였다는 사실이 다음에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본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주픽은 특정 자산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고 가격의 미래 방향을 예측하지 않습니다. 상관계수는 지나간 구간을 요약한 통계일 뿐입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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