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픽에는 등급이 두 개 있다 - 주식 S와 코인 S는 같은 뜻이 아니다
주픽은 주식과 코인에 각각 S~D 등급을 붙입니다. 글자와 구간 경계는 같지만 계산에 들어가는 값은 하나도 겹치지 않습니다. 두 등급이 각각 무엇을 재는지, 왜 같은 줄에 놓으면 안 되는지, 원자재와 환율에는 왜 등급이 없는지 정리합니다.
같은 글자가 두 화면에 붙어 있다
종목 화면에도 A가 있고 코인 화면에도 A가 있습니다. 글자 모양이 같고, 색이 같고, 구간을 나누는 경계까지 같습니다. 둘 다 85점 이상이 S, 70점 이상이 A, 50점 이상이 B, 30점 이상이 C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저울에서 나온 값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두 점수는 서로 다른 계산식에서 나오고, 입력값은 단 하나도 겹치지 않습니다.
이것은 설계가 어긋난 결과가 아니라 의도한 분리입니다. 하나의 식으로 둘 다 재려면 어느 한쪽을 억지로 구겨 넣어야 합니다. 무엇을 구겨 넣게 되는지는 아래에서 보겠습니다.
주식 등급에 들어가는 아홉 개의 값
주식 등급은 아홉 개 지표를 세 묶음으로 나눠 계산합니다. 수익성이 40퍼센트로 ROE, 영업이익률, 매출성장률을 봅니다. 재무 안정성이 35퍼센트로 부채비율, 유동비율, 이자보상배율을 봅니다. 배당이 25퍼센트로 배당수익률, 배당성향, 연속 배당 연수를 봅니다.
아홉 개의 공통점은 전부 재무제표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매출이 있어야 영업이익률이 나오고, 자기자본이 있어야 ROE가 나오고, 이익을 나눠 주는 주체가 있어야 배당이 나옵니다. 다시 말해 주식 등급은 자산의 가치를 재는 도구가 아니라 사업체의 재무 상태를 재는 도구입니다.
주픽이 PER과 PBR을 지표로는 보여 주되 등급 계산에서 빼 놓는 것도 같은 결입니다. 그 둘은 회사의 재무 상태가 아니라 시장이 그 회사에 매긴 가격을 담고 있어서, 재무 체력을 재는 잣대와는 종류가 다릅니다.
코인 등급에 들어가는 세 개의 값
코인에는 재무제표가 없습니다. 매출도, 자기자본도, 배당을 지급할 주체도 없습니다. 위의 아홉 개 중 단 하나도 계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코인 등급은 완전히 다른 세 가지를 봅니다.
첫째는 시가총액으로 40퍼센트입니다. 규모가 클수록 높은 점수를 주되, 숫자를 그대로 쓰지 않고 로그 척도로 눌러 씁니다. 상위와 하위의 시가총액 차이가 수십 배에서 수백 배까지 벌어지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1위를 뺀 나머지가 전부 바닥에 깔립니다.
둘째는 유동성으로 35퍼센트입니다. 하루 거래대금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회전율을 봅니다. 규모가 크더라도 손바뀜이 거의 없으면 원하는 가격에 사고팔기 어렵다는 뜻이라, 크기와 따로 잽니다.
셋째는 안정성으로 25퍼센트입니다. 최근 7일과 30일 등락률의 절댓값을 평균해서, 적게 움직였을수록 높은 점수를 줍니다.
세 값에 가중치를 곱해 더한 뒤 주식과 같은 구간표에 넣습니다. 구간표만 공유하고 내용물은 겹치지 않습니다.
두 A를 같은 줄에 놓으면 생기는 착각
주식의 A는 이렇게 읽힙니다. 재무제표가 존재했고, 거기서 뽑은 아홉 개 값이 상위권이었다. 코인의 A는 이렇게 읽힙니다. 규모가 크고, 거래가 활발하며, 최근 한 달 등락 폭이 작았다. 두 문장은 아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인의 안정성 점수를 위험도로 바꿔 읽으면 곤란합니다. 그 값은 지난 7일과 30일에 실제로 얼마나 움직였는지의 기록입니다. 지나간 구간의 측정치이지 앞으로의 성질에 대한 보증이 아닙니다. 오래 조용하던 자산이 하루 만에 크게 움직이는 일은 흔합니다.
반대 방향의 오해도 같습니다. 주식 등급이 높다는 것은 재무 상태가 좋았다는 뜻이지 주가가 오른다는 뜻이 아닙니다. 재무가 튼튼한 회사의 주가가 내리는 일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니 코인 S와 주식 B를 나란히 놓고 어느 쪽이 나은지 따지는 것은 이 숫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닙니다. 등급은 자산군 안에서의 상대 위치이지 자산군을 가로지르는 순위가 아닙니다.
원자재와 환율에 등급이 없는 이유
금, 유가, 천연가스, 원달러 환율에는 등급 칸이 아예 없습니다. 가격과 전일 대비 등락, 그리고 52주 고저 대비 위치만 적습니다.
코인에 쓴 세 축을 그대로 옮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원자재는 거래 단위가 트로이온스, 배럴, MMBtu, 파운드로 제각각이라 가격 숫자끼리 직접 비교하는 것부터 성립하지 않습니다. 환율은 두 통화의 교환 비율이라 규모라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잴 자를 아직 만들지 못한 자리에 억지로 점수를 붙이지 않는 것이 지금의 방침입니다. 등급이 없다는 것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그 자산군에 맞는 계산식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코인 등급도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대신 이 자산군들에는 대상을 가리지 않는 공통 축만 남깁니다. 기간별 등락률, 52주 범위 안의 위치, 자산군 사이의 상관관계입니다. 이 셋은 무엇을 넣어도 같은 의미로 계산됩니다.
등급을 둘로 나눠도 남는 한계
자산군 경계는 생각만큼 깔끔하지 않습니다. ETF는 그 자체로는 사업체가 아니지만 안에 든 것은 회사 주식입니다. 리츠는 부동산의 성격과 배당주의 성격을 함께 가집니다. 지주회사, 금융지주, 자원 개발 기업처럼 하나의 잣대로 재기 어려운 형태도 많습니다.
등급이 붙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자산이 더 안전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등급은 먼저 계산에 필요한 자료가 존재했다는 것을 말하고, 그 다음에 그 자료의 상태를 말합니다. 자료가 있다는 것과 대상이 안전하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자산군을 가로지르는 축에도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주픽이 보여 주는 상관관계는 최근 90일 일간 등락을 놓고 계산한 값입니다. 창을 90일로 잡았다는 것은 90일 전의 관계는 이미 빠져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숫자는 지나간 석 달의 기록이지 두 자산의 성질에 대한 선언이 아닙니다.
본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주픽은 특정 자산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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