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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잰 지표를 빼고 채점해 봤다 - 등급 66개가 바뀌었고, 그래서 채택하지 않았다

결측 지표에 중립값을 채우는 대신 아예 빼고 남은 것으로만 채점하자는 안이 있었습니다. 2026년 9월 1일 400종목에 실제로 적용해 보니 66종목의 등급이 바뀌었고, 문턱을 하나만 낮추자 같은 종목들이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실측 결과 전체와 채택하지 않기로 한 이유를 적어 둡니다.

지금 방식에는 불만이 하나 남아 있다

주픽은 등급을 매길 때 지표 9개를 씁니다. 어떤 값을 못 구하면 그 자리에 0을 적지 않고 채점에서 정확히 50점이 나오는 값을 대신 넣는데, 왜 0이 아니라 중립값인지는 업종별로 지표가 비는 자리를 다룬 다른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이 글은 그다음 질문을 다룹니다. 중립값을 넣는 대신 아예 빼면 어떻게 되는가입니다.

빼자는 주장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습니다. 중립값은 결국 우리가 지어낸 숫자이고, 지어낸 숫자가 평균에 들어가면 실제로 잰 지표의 몫이 그만큼 희석됩니다. 모르는 것을 채워 넣지 않고 아는 것만으로 채점하는 편이 정직해 보이며, 실제로 여러 데이터 제공처가 그렇게 합니다.

이 안은 2026년 8월에 설계까지 승인됐고, 한 차례 데이터 회전이 끝난 뒤 실제 등급이 얼마나 움직이는지 재 보고 최종 판단하기로 미뤄 둔 상태였습니다. 그 측정을 9월 1일 아침에 400종목 전체에 대해 돌렸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그래서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봤는지 숫자 그대로 적어 둡니다.

빼고 나면 남은 무게를 다시 나눠야 한다

설계를 먼저 정리합니다. 9개 지표는 세 카테고리로 묶여 있습니다. 실적에 3개, 재무 안정성에 3개, 배당에 3개입니다. 카테고리마다 자기 지표들의 평균을 내고, 그 세 점수를 실적 40퍼센트, 재무 35퍼센트, 배당 25퍼센트로 섞어 100점 만점을 만듭니다.

못 잰 지표를 빼면 카테고리 평균은 남은 지표들로만 냅니다. 여기까지는 간단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어떤 카테고리에서 잰 지표가 너무 적으면 그 카테고리 점수 자체를 믿을 수 없으니, 실측이 정해진 개수에 못 미치면 카테고리를 통째로 빼기로 합니다. 검토한 설계는 그 문턱을 2로 뒀습니다. 3개 중 최소 2개는 실측이어야 그 카테고리를 쓴다는 뜻입니다.

카테고리 하나가 빠지면 그 카테고리가 갖고 있던 가중치가 갈 곳이 없어집니다. 남은 카테고리끼리 비율을 유지한 채 100퍼센트를 다시 채우게 됩니다. 재무 안정성이 빠지면 실적이 40에서 61.5퍼센트로, 배당이 25에서 38.5퍼센트로 올라갑니다.

이 재분배가 이번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실적과 재무가 함께 빠지면 배당 한 카테고리가 혼자 100퍼센트를 갖습니다. 즉 배당 지표 3개만으로 그 회사의 등급이 결정됩니다.

400종목에 걸어 보니 66종목의 등급이 바뀌었다

9월 1일 아침 기준 저장된 400종목을 그대로 읽어 지금 규칙과 새 규칙으로 각각 채점하고 결과를 맞대 봤습니다. 등급 글자가 달라진 종목은 66개였습니다. 그중 54개가 올랐고 5개가 내렸으며 7개는 등급을 아예 잃었습니다.

올라간 쪽이 내려간 쪽보다 열 배 많다는 것이 첫 번째 이상 신호였습니다. 결측을 정직하게 처리하자는 규칙이라면 결과가 한 방향으로만 쏠릴 이유가 없습니다.

66건을 다시 갈라 보면 35건은 카테고리 탈락을 동반했고 31건은 탈락 없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상승폭 상위 15건은 예외 없이 카테고리 탈락을 동반한 쪽이었습니다. 반대로 내려간 5건은 모두 탈락이 없었고, 등급 경계를 1점에서 5점 차로 넘어간 정도였습니다.

등급이 바뀐 종목만이 아니라 400종목 전체에서 탈락이 몇 번 일어났는지도 세어 봤습니다. 재무 안정성이 37번으로 가장 많았고 배당이 27번, 실적이 18번이었습니다. 탈락이 일어나도 등급 글자까지 바뀌지는 않는 경우가 많아 이 합계는 66보다 큽니다. 재무 안정성 3개 지표 중 2개를 못 재는 종목이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가장 크게 오른 종목들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상승폭 상위 목록을 보면 한 가지 형태가 반복됩니다. 실적에서 1개, 재무에서 1개, 배당에서 3개를 잰 종목들입니다. 문턱이 2이므로 실적과 재무가 같이 빠지고 배당만 남습니다.

이 형태에 해당하는 종목이 상승폭 상위 열두 자리 중 열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증권이 B등급 59점에서 S등급 94점으로 35점 올랐고, 코리안리와 기업은행이 각각 34점, 삼성생명이 32점, 삼성카드와 iM금융지주가 31점 올랐습니다. DB손해보험 28점, KB금융 27점이 뒤를 이었습니다.

여기 적은 등급은 주픽이 매기고 있는 등급이 아닙니다. 채택하지 않기로 한 실험용 계산의 결과이며, 화면에 그렇게 표시된 적도 없고 앞으로도 표시되지 않습니다. 규칙 하나가 결과를 얼마나 움직이는지 보여 주려고 인용한 숫자입니다.

목록에 증권사와 보험사와 은행이 몰려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금융업은 재무 안정성 지표가 애초에 잘 잡히지 않는 업종이고, 그 이유는 업종별로 지표가 비는 자리를 다룬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결과만 옮기면 이 종목들은 재무 카테고리에서 실측이 1개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문제는 새 규칙이 이 상황을 "재무를 평가하지 않는다"로 처리하지 않고 "배당만으로 평가한다"로 처리한다는 점입니다. 배당을 꾸준히 잘 주는 금융회사가 재무 항목을 못 잰다는 이유로 최상위 등급을 받게 됩니다. 잴 수 없다는 사실이 좋은 소식으로 번역된 것입니다.

문턱을 1로 낮추자 같은 종목들이 반대로 움직였다

문턱 2가 너무 공격적이라고 보고 같은 계산을 문턱 1로 다시 돌렸습니다. 카테고리 안에 실측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 카테고리를 살려 쓰는 설정입니다.

이번에는 58종목의 등급이 바뀌었습니다. 37개가 오르고 16개가 내리고 5개가 등급을 잃었습니다. 카테고리 탈락을 동반한 것은 9건뿐이었고, 상승폭도 최대 14점으로 줄었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것은 JP모건체이스와 PNC파이낸셜로 둘 다 A등급에서 S등급으로 14점씩 올랐습니다.

문제는 내려간 16개의 명단이었습니다. 여기 적는 등급도 주픽이 매기고 있는 등급이 아니라 채택하지 않은 실험용 계산의 결과입니다. 삼성생명이 B등급 51점에서 C등급 37점으로 14점 내렸고, 코리안리와 KB금융이 각각 C등급 49점, 기업은행이 C등급 46점, 삼성카드와 iM금융지주가 C등급 45점으로 내려갔습니다.

앞 문단과 나란히 읽어야 이 결과의 뜻이 보입니다. 삼성생명은 같은 날 같은 데이터로 문턱을 2로 두면 32점이 오르고 1로 두면 14점이 내립니다. 코리안리와 기업은행과 삼성카드와 iM금융지주와 KB금융도 전부 같은 일을 겪습니다. 규칙에서 숫자 하나를 바꾸면 최소한 이 여섯 종목의 판정이 통째로 뒤집힙니다.

뒤집히는 이유는 재무 카테고리에 있습니다. 문턱이 1이면 재무 카테고리가 살아남는데, 살아남은 재무 점수는 실측 지표 단 하나로 만들어집니다. 원래는 중립값 두 개와 평균이 나서 완화되던 것이, 이제 그 하나가 카테고리 점수 전체가 됩니다. 여섯 종목이 전부 금융업이니 남은 하나는 부채비율일 가능성이 높고, 부채비율은 금융업에서 제조업과 같은 뜻으로 읽히지 않아 점수가 낮게 나오는 지표입니다. 다만 이번 측정은 카테고리별 실측 개수만 셌기 때문에 어느 지표가 남았는지까지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추정입니다.

두 결과가 함께 말하는 것

두 설정을 나란히 놓고 보면 문제의 위치가 드러납니다. 결측 지표를 평균에서 빼는 산수 자체는 온건합니다. 카테고리 탈락 없이 바뀐 경우들은 등급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판을 흔든 것은 카테고리를 통째로 빼고 남은 무게를 다시 나누는 대목이었습니다. 여기서 25퍼센트짜리 카테고리가 갑자기 100퍼센트가 되고, 지표 3개 중 1개가 카테고리 전체를 대표하게 됩니다. 결측을 정직하게 다루려던 규칙이 결측이 많은 종목일수록 남은 지표를 극단적으로 증폭시키는 규칙이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이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문턱 2에서는 금융 종목이 최상위로 올라가고 문턱 1에서는 같은 종목이 하위로 내려갑니다. 둘 다 나름의 논리가 있는 설정이고, 어느 쪽이 옳은지 데이터가 알려 주지 않습니다.

판정이 규칙 선택에 이 정도로 민감하면 그건 규칙을 잘못 골랐다는 신호가 아니라 재료가 부족하다는 신호입니다. 재무 안정성을 3개 지표로 재도록 짜 놓은 틀 자체가 은행과 보험사에는 맞지 않고, 그 틀 위에서 어떤 결측 처리를 얹어도 결과는 처리 방식이 결정하게 됩니다.

측정하다가 따로 발견한 것

이 실험에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하나 나왔습니다. 문턱 2에서 등급을 아예 잃은 종목이 7개 있었고, 문턱 1에서도 5개가 그대로 등급을 잃었습니다.

문턱 1을 못 넘긴다는 것은 세 카테고리 모두에서 실측 지표가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9개 지표가 전부 대체값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5종목은 9월 1일 당시 화면에서 C등급 46점을 달고 있었습니다. 그 종목에 대해 실제로 측정된 재무 정보는 등급 계산에 한 조각도 들어가 있지 않은데도 등급 글자가 붙어 나갔습니다.

46이라는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도 따라가 봤습니다. 대체값은 채점에서 정확히 50점이 나오도록 고른 값이니 전부 대체값이면 50점이 나와야 맞습니다. 그런데 9개 지표 중 배당성향 한 자리만은 그런 값을 고를 수가 없었습니다. 배당성향은 높아도 낮아도 감점인 지표라 채점 곡선이 한가운데가 볼록한 산 모양이고, 그래서 50점이 되는 지점이 산의 양쪽에 하나씩 두 개 나옵니다. 15퍼센트도 50점이고 55퍼센트도 50점입니다. 어느 쪽을 집어도 서로 다른 주장이 되기 때문에 아무것도 집지 않고 그 칸을 0으로 남겨 뒀습니다.

0퍼센트는 이 곡선에서 12.5점입니다. 배당 카테고리는 50점 두 개와 12.5점 하나의 평균인 37.5점이 되고, 실적 50점과 재무 50점에 각각 40퍼센트와 35퍼센트, 배당 37.5점에 25퍼센트를 걸면 46.875점이 나옵니다. 46점의 정체가 이것이었습니다. 아무 정보가 없는 종목이 중립이 아니라 중립보다 조금 낮은 자리에서 시작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이 대목은 9월 3일에 고쳤습니다. 두 후보 중 하나를 취향으로 집는 대신, 저장된 400종목에서 배당성향을 실제로 받은 324곳의 분포를 봤습니다. 중앙값이 31.19퍼센트이고 55.2퍼센트가 이상값 35퍼센트 아래에 있어서, 15퍼센트가 55퍼센트보다 우리 종목 집단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앵커를 15퍼센트로 정했고, 9개 지표가 전부 대체값인 종목의 총점은 이제 46.875점이 아니라 50.0점입니다.

다만 실측이 0개인 종목에 등급 글자를 붙여 내보내는 것이 맞는지는 여전히 따로 판단해야 할 일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사실을 확인하고 기록하는 데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채택하지 않았다

결론은 채택하지 않는 것입니다. 등급 계산 규칙은 지금 그대로 둡니다.

이유를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새 규칙이 만드는 변화의 대부분이 데이터가 좋아져서 생긴 것이 아니라 가중치가 재분배되어 생긴 것입니다. 둘째, 문턱을 어디에 두느냐는 임의의 선택인데 그 선택이 확인된 것만 여섯 종목의 판정을 정반대로 뒤집습니다. 셋째, 새 규칙 아래에서 가장 크게 움직이는 종목들이 하필 우리가 원래부터 잘 재지 못한다고 밝혀 온 업종에 몰려 있습니다.

규칙을 바꿔서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없다는 사실이 다른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뿐입니다. 없는 재료를 규칙으로 메우려 하면 결과는 재료가 아니라 규칙을 반영하게 됩니다.

지금 방식이 정확해서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중립값 채우기도 부정확합니다. 다만 그 부정확함은 방향이 없고, 무엇보다 화면에서 감춰지지 않습니다. 대체값이 쓰인 자리는 숫자 대신 하이픈으로 나오고 왜 비었는지가 옆에 적힙니다. 검토한 대안은 부정확함에 방향을 주면서 그 사실을 등급 글자 뒤에 숨겼습니다.

정리하면

못 잰 지표를 빼고 남은 것으로만 채점하는 안을 2026년 9월 1일 400종목에 실제로 적용해 봤습니다.

카테고리 실측 문턱을 2로 두면 66종목의 등급이 바뀌었고 그중 54개가 올랐습니다. 상승폭 상위는 실적과 재무가 함께 빠져 배당이 가중치 100퍼센트를 갖게 된 금융 종목들이었으며, 최대 35점이 올랐습니다.

같은 데이터에 문턱만 1로 낮추면 58종목이 바뀌고 그중 16개가 내렸는데, 앞에서 가장 크게 올랐던 금융 종목들이 이번에는 내려간 쪽 명단에 있었습니다.

변화를 만든 것은 결측 지표를 빼는 산수가 아니라 카테고리를 빼고 남은 가중치를 다시 나누는 대목이었습니다. 하나의 문턱값이 같은 종목의 판정을 뒤집는다면 문제는 규칙이 아니라 재료 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채택하지 않고 지금의 중립값 처리와 하이픈 표시를 유지합니다. 별도로 확인된 사실 하나는, 9개 지표가 전부 대체값인 종목이 5개 있고 그 종목들도 화면에서는 다른 종목과 같은 모양의 등급을 달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주픽은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고 주가의 미래 방향을 예측하지 않으며, 특정 종목과 등급을 예시로 든 것은 채택하지 않은 계산 방식의 성질을 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 어떤 형태의 평가나 권유도 아닙니다. 본문의 실험 등급은 주픽이 제공하는 등급이 아닙니다. 인용한 수치는 2026년 9월 1일에 측정한 값이며 갱신에 따라 달라집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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