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주식이 좋은 회사인가 - PER과 등급을 400종목에서 맞대 보니
PER이 낮으면 저평가된 좋은 회사라는 통념이 있습니다. 2026년 9월 22일 주픽 워치리스트 400종목에서 PER과 주픽 등급을 실제로 맞대 보니, 가장 싼 종목의 69%가 중간 등급(B)이었고 상위 등급은 오히려 비싼 쪽에 더 많았습니다. 재무 체력과 가격 수준이 나란히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측으로 확인합니다.
싼 주식은 좋은 회사인가
PER이 낮은 주식을 보면 "저평가된 우량주"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싸게 거래되니 좋은 회사를 싸게 사는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정말 그런지, 주픽 워치리스트 종목으로 직접 세어 봤습니다.
주픽은 종목의 재무 체력을 S부터 D까지 등급으로 요약하고, 주가가 이익의 몇 배인지를 PER로 따로 보여 줍니다. 등급은 "이 회사가 튼튼한가", PER은 "지금 주가가 이익에 비해 비싼가"라는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합니다. 그렇다면 둘은 얼마나 나란히 갈까요.
통념이 맞다면 PER이 낮은 종목에 좋은 등급이 몰려 있어야 합니다. 실제 숫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셌나
2026년 9월 22일 기준 워치리스트 400종목을 대상으로, 각 종목의 주픽 종합 등급과 PER을 함께 놓고 세었습니다. 등급 분포는 S 9종목, A 106종목, B 198종목, C 72종목, D 15종목이었습니다. 절반가량이 B에 몰린, 가운데가 두꺼운 분포입니다.
PER은 이익이 있어야 계산되므로, 적자이거나 값이 없는 37종목은 PER 비교에서 빠졌습니다. 나머지 363종목으로 PER과 등급을 맞댔습니다.
표본이 작은 칸은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S는 9종목, D는 PER이 나온 것이 5종목뿐이라, 이 두 등급의 숫자는 경향을 참고하는 정도로만 봐야 합니다. 이 측정은 2026년 9월 22일 한 시점의 스냅샷이고, 갱신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장 싼 종목들은 어느 등급이었나
PER이 가장 낮은 하위 4분의 1(PER 15 이하, 90종목)이 어느 등급인지 봤습니다. 통념대로라면 여기 좋은 등급이 몰려 있어야 합니다.
결과는 B가 69퍼센트로 압도적이었습니다. S와 A를 합친 상위 등급은 21퍼센트에 그쳤고, C와 D도 10퍼센트 있었습니다. 가장 싼 종목의 대부분은 최상위 등급이 아니라 시장 평균 언저리의 중간 등급이었습니다.
즉 PER이 낮다는 것만으로 재무가 탄탄한 회사라고 볼 근거는 이 표본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싼 것과 좋은 것은 겹치기도 하지만, 대체로 따로 놀았습니다.
오히려 비싼 쪽에 좋은 등급이 더 많았다
반대로 PER이 가장 높은 상위 4분의 1(PER 38.9 이상, 90종목)의 등급을 보면, S와 A를 합친 비율이 32퍼센트였습니다. 가장 싼 구간의 21퍼센트보다 오히려 높습니다.
언뜻 이상해 보이지만 흔한 현상입니다. 재무가 탄탄하고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는 시장이 그 가치를 알아보고 비싸게 사려 하기 때문에, 좋은 회사일수록 PER이 높게 매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회사가 싸게 방치되기를 기대하는 것과, 실제 시장에서 좋은 회사가 어떻게 거래되는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상위 등급(S+A)의 PER 중앙값은 27.3, 하위 등급(C+D)은 31.5였습니다. 좋은 등급이 더 싸기는커녕, 두 무리의 PER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상위 등급이 약간 낮은 정도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등급과 PER은 나란히 가지 않는다
등급별 PER 중앙값을 늘어놓으면 그 어긋남이 더 분명합니다. S는 40.0, A는 25.0, B는 20.8, C는 30.7, D는 96.3이었습니다.
등급이 좋아질수록 PER이 낮아지는 깔끔한 관계가 아닙니다. 가장 낮은 PER은 최상위 S가 아니라 가운데 등급 B에 있었고, 양 끝인 S와 D가 모두 높은 PER을 보였습니다. 그래프로 그리면 한 방향으로 기울지 않고 가운데가 내려앉은 모양입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두 숫자가 재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등급은 재무 체력을, PER은 가격 수준을 잽니다. 서로 다른 축이니 나란히 갈 이유가 없습니다.
같은 높은 PER, 반대의 뜻
S와 D가 둘 다 PER이 높았지만, 그 높음의 뜻은 정반대였습니다. S의 높은 PER은 시장이 좋은 회사에 붙인 웃돈에 가깝습니다. 반면 D의 높은 PER은 이익 자체가 바닥이라 생긴 것입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라, 이익이 0에 가까우면 분모가 작아져 배수가 폭발적으로 커집니다. D의 중앙값 96.3은 "비싸고 좋다"가 아니라 "이익이 얇아 배수가 부풀었다"에 가깝습니다. 같은 높은 숫자가 한쪽에서는 품질의 신호, 다른 쪽에서는 이익 부진의 신호였습니다.
그래서 PER 하나만 보고 좋다 나쁘다를 가를 수 없습니다. 같은 값이 정반대의 사정을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PER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는 <PER 뜻과 계산>에서 더 다룹니다.
이 측정이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이 숫자들이 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재무 체력(등급)과 가격 수준(PER)은 나란히 가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싼 주식이 곧 좋은 회사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주픽이 등급과 밸류에이션을 굳이 나누어 보여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말하지 않는 것도 분명히 해 둡니다. 이 측정은 어떤 종목이 오를지 내릴지 전혀 말하지 않습니다. 저PER 종목이 나쁘다거나 고PER 종목이 좋다는 뜻도 아닙니다. 그저 이 워치리스트 400종목에서 두 숫자가 어떻게 놓여 있었는지를 센 것뿐입니다.
인용한 수치는 2026년 9월 22일에 측정한 값이며 표본이 작은 등급도 있어, 절대적인 법칙이 아니라 한 시점의 관찰입니다. 본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주픽은 미래 주가를 예측하지 않고 어떤 매매도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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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