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3일 (일) 시황
오늘은 지수와 종목 흐름이 다소 엇갈린 혼조 장세였다.
국내
미국
국내 ▲51 2 ▼147 · 해외 ▲134 2 ▼64
지수 한 줄만 보면 놓치는 날
코스피는 6912.95로 60.37포인트, 0.88퍼센트 올라 마감했습니다. 지수 한 줄만 보면 무난히 오른 하루입니다. 그런데 주픽이 매일 채점하는 국내 200종목을 펼쳐 놓으면 147개가 내렸고 오른 종목은 51개였습니다. 셋 중 둘 이상이 내린 장에서 지수는 올랐다는 뜻입니다.
시가총액 가중 지수는 큰 회사의 움직임을 크게 반영합니다. 오늘 한겨레는 코스피 상승 배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기대를 짚었고, 머니투데이는 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다뤘습니다. 이렇게 덩치가 큰 쪽이 올라가면 나머지 대부분이 내려도 지수는 올라갑니다.
주픽의 국내 시장 심리 점수가 23점으로 낮게 나온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 점수는 지수를 읽지 않습니다. 200종목의 상승 대 하락 비율, 평균 등락률, 52주 범위 안 위치를 각각 점수로 바꿔 평균을 냅니다. 지수는 대형주의 안부를 알려 주고, 심리 점수는 나머지 종목들의 안부를 알려 줍니다. 오늘은 그 둘이 갈라졌습니다.
코스닥에서 벌어진 일
같은 날 코스닥은 801.94로 38.95포인트, 4.63퍼센트 내렸습니다. 코스피 상승 폭의 다섯 배가 넘는 하락 폭입니다. 하루에 4퍼센트 넘게 빠지는 것은 코스닥에서도 흔한 일이 아닙니다.
내린 종목의 성격이 고르지 않았습니다. 국내 하락 상위는 심텍이 13.23퍼센트, 보로노이가 11.83퍼센트,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가 11.69퍼센트였습니다. 반도체 기판, 신약 개발, 방산으로 업종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셋 다 올해 기대를 크게 반영해 온, 지수보다 훨씬 크게 움직이는 종목이라는 점입니다.
가격이 기대를 많이 담고 있을수록 기대가 조금만 흔들려도 가격이 크게 움직입니다. 오늘 코스닥에서 일어난 일은 특정 업종의 악재라기보다 그런 성격의 종목이 한꺼번에 정리된 모양에 가깝습니다. 한국경제가 같은 날 코넥스의 코스닥 이전 상장이 올해 0건이고 스팩 합병도 말라 있다고 전한 것은 이 자금 위축이 어제오늘 시작된 것이 아님을 보여 줍니다.
국내에서 오른 쪽은 보험과 통신이었다
국내 상승 상위는 삼성생명 10.61퍼센트, 삼성화재 6.27퍼센트, SK텔레콤 5.8퍼센트였습니다. 하루 동안 코스닥 고베타 종목에서 두 자릿수가 빠지고 보험주에서 두 자릿수가 오른 셈입니다.
보험과 통신은 성장 이야기로 오르는 업종이 아닙니다. 배당과 자사주로 주주에게 돌려주는 금액,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꾸준한가로 평가받는 쪽입니다. 같은 날 지수를 밀어 올린 것도 주주환원 기대였습니다. 서로 다른 업종에서 같은 성격의 이유가 작동한 날입니다.
다만 주픽 기준으로 이 세 종목의 종합 등급은 삼성생명 B, 삼성화재 B, SK텔레콤 C입니다. 하루 상승률과 등급은 서로 다른 것을 잽니다. 등급은 재무제표에 적힌 수익성, 안정성, 배당을 채점한 결과고, 오늘의 등락률은 오늘 하루 시장이 매긴 가격 변화입니다. 하루 많이 올랐다고 등급이 따라 오르지 않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외는 반대편에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해외 지수는 나스닥 26180.46으로 0.43퍼센트, S&P500 7674.37로 0.43퍼센트, 다우 53277.01로 0.98퍼센트 올랐습니다. 주픽이 보는 해외 200종목 중에서는 134개가 올랐고 64개가 내렸습니다. 해외 심리 점수 63은 이 비율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국내와 달리 지수와 종목 수가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쪽은 내린 종목입니다. 해외 하락 상위 셋이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 3.79퍼센트, 콴타서비스 3.49퍼센트, 엑셀에너지 3.06퍼센트로 전부 전력 유틸리티와 전력 인프라 시공 업체였습니다. 지수가 오른 날 이 업종만 나란히 빠지는 것은 개별 기업의 사정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유틸리티는 부채를 많이 지고 설비를 지어 안정적인 요금을 받는 구조라 장기 금리에 민감합니다. 채권과 비교되는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한겨레는 미국 재정 불안에 달러와 국채 시장이 흔들렸다고 전했습니다. 유틸리티가 밀린 자리와 그 기사가 가리키는 자리가 같습니다.
금과 은이 오르고 달러가 약해졌다
금은 3.64퍼센트 올라 4680.6, 은은 2.21퍼센트 올라 69.53이 됐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6.89원 내린 1383.9원으로, 원화 쪽이 하루 만에 0.5퍼센트 강해졌습니다.
금이 오르면서 달러가 약해지고 국채가 흔들리는 조합은 방향이 하나로 모입니다. 정부가 갚아야 할 돈에 대한 불안이 커질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조합입니다. 금은 발행자가 없는 자산이라 이런 국면에서 자주 사는 쪽이 늘어납니다.
다만 위치를 같이 봐야 합니다. 금의 52주 범위는 3263.9에서 5586.2이고 오늘 값은 4680.6으로 그 안쪽 중상단입니다. 은은 36.35에서 121.3 사이에서 69.53입니다. 오늘 하루 많이 올랐다는 사실과 1년 범위에서 어디쯤 있느냐는 별개의 정보이고, 둘 다 봐야 오늘 숫자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구리는 52주 최고가 바로 아래에 있다
구리는 1.97퍼센트 올라 6.59입니다. 52주 범위가 4.32에서 6.73이니 지금 값은 1년 최고가의 98퍼센트 지점입니다. 오늘 오른 폭보다 이 위치가 더 눈에 띕니다.
같은 날 해외 상승 1위는 프리포트맥모란으로 7.64퍼센트 올랐습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구리 광산 기업입니다. 원자재 가격과 그 원자재를 캐는 회사가 같은 방향으로 크게 움직인 것은 서로를 확인해 주는 신호입니다. 한쪽만 움직였다면 다른 이유를 더 찾아봐야 했겠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구리는 전선과 변압기,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같은 날 미국의 전력 유틸리티와 전력 시공 업체는 내렸습니다. 전력 수요 이야기 하나로 두 움직임을 동시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구리 쪽은 실물 수요와 공급, 유틸리티 쪽은 금리라는 서로 다른 힘이 작동한 것으로 보는 편이 자료에 더 맞습니다.
코인은 하루와 일주일이 서로 다른 말을 한다
주요 코인은 오늘 모두 내렸습니다. 비트코인 2.1퍼센트, 이더리움 2.2퍼센트, 바이낸스코인 2.5퍼센트, 솔라나 2.3퍼센트, 리플 7.8퍼센트, 카르다노 7.2퍼센트 하락입니다.
그런데 7일 변동률을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리플이 45.9퍼센트, 이더리움이 27.1퍼센트, 솔라나가 22.6퍼센트, 카르다노가 23퍼센트, 비트코인이 20.5퍼센트, 바이낸스코인이 13퍼센트 올라 있습니다. 오늘 가장 많이 내린 리플과 카르다노가 일주일 기준으로는 가장 많이 오른 두 종목입니다.
한 주 동안 20퍼센트에서 45퍼센트 오른 자산이 하루 2퍼센트에서 8퍼센트 되돌리는 것은 크기로 보면 상승분의 일부입니다. 오늘 숫자만 떼어 보면 하락이고, 일주일을 붙여 보면 상승 구간 안의 되돌림입니다. 어느 쪽이 맞다기보다, 하루 등락률 하나로 자산의 상태를 규정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오늘 숫자를 읽을 때 챙길 것
오늘 하루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국내는 지수와 종목 수가 갈라졌고 해외는 갈라지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서는 대형 반도체와 주주환원 종목이 지수를 들어올리는 동안 코스닥 고베타 종목이 크게 밀렸고, 해외에서는 금리에 민감한 유틸리티가 밀리는 사이 금과 은, 구리와 구리 광산 기업이 올랐습니다.
이런 날 가장 쉽게 저지르는 실수는 지수 하나로 그날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코스피가 올랐다고 기억하면 내 계좌의 종목 대부분이 내린 이유를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지수, 오른 종목 수와 내린 종목 수, 그리고 어떤 성격의 종목이 어느 쪽에 있었는지를 함께 적어 두면 나중에 같은 모양이 반복될 때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등락률과 주픽의 등급은 서로 다른 자료를 잰 결과라는 점을 다시 적어 둡니다. 등급은 공시된 재무제표에서 수익성, 재무 안정성, 배당을 아홉 개 지표로 채점한 값이라 하루 단위로 바뀌지 않습니다. 오늘의 등락률은 오늘 하루의 가격 변화일 뿐입니다. 주픽은 지금 상태를 숫자로 보여 줄 뿐, 어떤 종목을 어떻게 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본 시황 분석은 공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까지의 시장 상태를 정리·해설한 정보 제공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나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미래의 가격이나 수익을 예측·보장하지 않습니다.